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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나이도 스타일도 다르다… 연령별 맞춤 레슨이 뜬다
  • 김민호 기자
  • 등록 2025-05-28 11:52:55
  • 수정 2025-07-07 16: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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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에게는 놀이터처럼, 성인에게는 무대처럼"
  • 유아·초등·성인별 특성과 니즈 반영한 테니스 교육이 주목받는 이유

한 테니스장이 있다. 오전 10시, 네트를 넘는 공의 속도는 느리고,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노란 폼볼을 따라 이리저리 뛰는 아이들. 오후 4시, 하교한 초등학생들이 파트너를 이뤄 랠리를 이어가며 작은 승부에 열중한다. 밤 8시가 되면 회사에서 퇴근한 어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서브와 발리를 연습한다.

하루 안에서도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이 테니스장의 비결은 ‘연령별 맞춤 수업’이다.


놀이가 수업이다: 유아 테니스의 세계

아이에게 테니스 라켓을 쥐여준다고 바로 “스윙”을 할 수 있을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테니스가 재밌는 놀이라는 인식’이다.

유아 대상 테니스 교육은 철저히 놀이 중심으로 구성된다. 폼볼을 던지고 받으며 공의 방향을 익히고, 라켓 위에 공을 얹고 걸어보며 손목 조절을 배운다. 이 모든 것이 실제로는 신체 협응력과 공간 감각을 키우는 기초 훈련이다.

아이들은 “공을 넘겼다!”는 성취감보다 “즐거웠다!”는 감정을 더 오래 기억한다. 그 기억이 쌓이면 테니스는 아이의 습관이 되고, 습관은 곧 성장의 토양이 된다.


성장의 엔진: 초등학생은 기술과 관계를 함께 배운다

초등학생은 무엇이든 흡수하는 시기다. 스윙 자세, 포지션 이동, 포핸드·백핸드의 차이 등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배우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친구와의 협동 속에서 운동을 더 즐긴다. 2인 1조 랠리, 팀 대결, 점수 게임 등은 기술을 익히는 동시에 협동심, 책임감, 스포츠맨십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지도자는 정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고, 결과보다 과정과 노력을 칭찬하며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테니스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아이 인생의 한 부분이 된다.


성인의 테니스는 ‘기술’과 ‘쉼표’다

성인이 테니스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 깨우기 위해, 건강을 지키기 위해, 혹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위해. 그만큼 맞춤형 지도가 중요하다.

초보자는 간결하고 실용적인 기술 위주로, 중급 이상은 전술과 포지셔닝을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한다. 라켓 스피드 조절, 코트 커버리지, 더블스의 세밀한 움직임 등 실제 게임에 밀접한 내용이 중심이 된다.

무엇보다 테니스는 성인들에게 정신적인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무대가 되어주는 것. 이는 단순한 ‘운동’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교육의 핵심은 ‘맞춤’과 ‘지속’

“테니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두가 똑같이 배워서는 안 된다.”
이는 국내 여러 아카데미에서 강조하는 교육 철학이다.

유아는 뛰놀며 배우고, 초등생은 경쟁하며 성장하며, 성인은 이해하고 실행한다. 테니스가 나이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공을 넘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그 안에 삶의 단계마다 맞는 의미와 목표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테니스 교육의 화두는 단순한 기술 전달을 넘어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있다. 테니스장은 기술을 배우는 공간이자, 나이에 따라 다른 꿈을 꾸는 무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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